어느 망해가는 게임의 진입장벽(9)
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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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10:20
너무 길어져서 링크로 바꾼 지난 이야기:
[PC 버전]
[모바일 버전]
뭐야?
타이틀이 바뀌었는데?
오늘의 메인은 진입장벽이 아니거든.
하지만 앞으로 마비노기를 할 너도 꼭 알아야할 이야기지.
엥?
정체불명의 썩은물: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나다!"
쟨 또 누구야?
그냥 내가 아는 사람.
신분노출 되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해서 그림으로 그렸어.
얼마 전에 저 사람 및 다른 썩은물들의 제보를 통해 어느 한 이야기를 들었거든.
어떤?
아이템 드랍 확률이 잠수패치 되었다!
프리시즌 시작하자마자 길드원 전체가 레이드에 달려들어서 인챈트 하나도 안 뜨는 게 말이 되냐!
우와 난리났네;;
근데 잠수패치가 뭐야?
게임 내의 어떠한 걸 몰래 변경시켜놓곤 그걸 유저에게 알려주지 않는 걸 말하지.
그리고 이번 일의 경우엔 그게 [프리시즌]이라는 것과 맞물려서 주기적으로 나오는 의혹이기도 해.
프리시즌이 뭔데?
아무리 무과금 플레이어라고 해도 이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하기 위해선 매달 질러야하는 몇 가지 과금요소가 있지.
그 중 [프리미엄 플러스 팩]이라는 걸 한두 달 동안 진행되는 이벤트와 함께 무료로 만드는 거야.
와!
그거 좋은 거네!
근데 프리시즌이 시작되면 그만큼 사람이 늘어날 거 아냐?
그렇지?
그 늘어나는 사람만큼 좋은 보상이 잘 안 나오도록 몰래 패치를 진행했다.
이게 바로 오늘의 논점이지.
왜 그런 짓을 해?
그건 나도 모르지.
의혹은 게임 내 특정 아이템의 물량을 조정하기 위해 그런 짓을 하는 거라는 얘기도 있지.
그짓거리 하고도 결국 뉴비는 보이지도 않아!
망할 프리시즌!
와, 썩은물조차 프리시즌을 욕하고 있네.
뭐, 열받을 만한 상황이긴 하니까.
안 그래도 드랍 확률이 공개된 적이 없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예 안 나오고 있는 거니까.
근데 그래도 결국 의혹에 불과한 거 아냐?
진짜로 잠수패치라는 걸 했다는 증거가 없잖아.
그렇지.
자료라곤 순전히 유저들의 제보 밖에 없으니까.
BUT,
바로 지금부터가 중요한 얘기야.
응?
오늘은 이 미친 게임의 드랍율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갑자기?
갑자기?
저 썩은물의 제보는 그냥 핑계고, 난 사실 이걸 더 얘기하고 싶었단다.
어?
내 제보는?
그건 이제 끝.
던바튼으로 돌아가라 이 망령아.
끄아아아아아아아ㅏㅏ악!!!!!
이 게임은 진짜 많은 던전이 있고, 그곳에서 나오는 많은 보상들이 있지.
그런데 그 보상들 중에서도 소위 말하는 [최상급]이라고 불리는 것들의 확률은 얼마나 되는 걸까?
어...?
글쎄?
네가 1편에서 "100판 정도"라고 했으니까 100판?
아니 1,000판 돌면 나오지 않을까?
정답은 "죽어도 모른다"야.
왜?
예시를 들어줄게.
지금 이 게임에는 [플루아의 눈물]이라고 하는 재료가 있어.
[플루아의 풀잎 관]이라는 아이템을 만들기 위한 재료지.
이 아이템이 나온 건 마그멜이라는 던전이 나오면서였고 그때가 2020년 1월, 지금은 2020년 12월.
그럼 여기서 문제.
저 플루아의 눈물이라는 아이템은 지금까지 총 몇 번이나 나왔을까?
어...
한 10개?
정답은
"전 서버 통틀어서 다섯 개도 안 된다."
어어???
누군가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먹고 조용히 아이템으로 만들어서 쓰고 있는 게 아닌 이상 많아봐야 다섯 개라는거지.
거래기록이 남은 것도 전 서버 통틀어서 꼴랑 두 건이야.
도대체 드랍율이 얼마나 낮은 거야?
모르지.
그래도 대충 계산을 해보면 이 게임 서버가 네 개고, 이걸 노리는 유저가 서버당 100명이고(다중클라 포함), 하루 평균4바퀴씩 도는 유저들이 있고, 앞서 얘기한 대로 지금까지 총 다섯 번이 나왔다고 치자.
그렇게 하면.....
그렇게 하면?
이 아이템이 던전에서 나올 확률은 0.0001%라는 결과가 나온단다.
으켕캉!
뭐야 그 미친 확률!
그렇다고 이게 완성품도 아니고 한낱 재료에 불과하기 때문에 제작은 따로 해야해.
즉, 완성품의 옵션도 확률이라 그 엄청난 확률을 뚫고 재료를 먹어도 운이 나쁘면 최상급 옵션의 반토막 밖에 안 되는아이템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거지.
와......
문제는 마비노기에 이런 아이템이 하나가 아니라 이런 식으로 더럽게 안 나오는 아이템 엄청 많아.
예를 들어 꽃잎관과 동급의 아이템인 태달검, 파멸로브 등등도 확률은 조금씩 다를 지언정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지.
근데 그래도 그건 최상급 아이템들 얘기잖아.
그 아래는 그나마 나은 거 아냐?
윗물이 이 지경인데 아랫물이라고 맑을까?
.............
게다가 그 짓을 해서 만들었는데, 완성품의 가치는 현금으로 고작 몇 백 만원이야.
과정은 리니지인데 결과는 소액적금 수준이지.
게임 참 븅신 같네.
아무튼 오늘은 이 얘기를 하고 싶었어.
안 그래도 확률 낮은 게임인데, 그 낮은 확률마저도 조작 의혹까지 있는 미친 게임.
이 게임을 최대한 오랫동안 재밌게 즐기려면 물욕을 포기하고 편하게 사는 게 답이야.
게임에 현생 팔아봐야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단다.
..........
왜?
뭐 물어보고 싶은 거라도 있어?
아니 그냥 네가 말하는 거.
마치 경험담 같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