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기름만 써서 만든 짜장과 볶음밥. 못찍은사진많음주의.


몸에 좋은 기름만 써서 만든 짜장과 볶음밥. 못찍은사진많음주의.

이슬 0 1545

몸에 나쁜 기름은 절대 쓰지 않는 남자, 죄수번호-사백만대다.

 

며칠 전에 판결 난 꼬라지 보고 심난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이 분노와 슬픔을 맛으로라도 승화시키고자

 

짬뽕과 볶음밥을 야매로 만들어 보았다. 짬뽕 먼저 해 먹고 남은 짬뽕국물에 볶음밥 해서 같이 먹은 건데 대충넘어가자.

 

1769e1a4b514a8cc2.jpg

 

짬뽕부터 해야 한다. 국물은 다시 불 올려서 데우기만 하면 되니까.

 

돼지기름+닭기름+고추기름에 마늘 으깨서 넣고 적당히 튀겨졌다 싶으면 돼지고기를 때려넣는다.

 

오징어가 없는 열악한 환경이기 때문에 고기라도 많이 넣어야 먹을만하게 나온다. 오징어볶음 먹고싶다.

 

1769e1a57ed4a8cc2.jpg

 

돼지고기가 얼추 익었으면 간장만 기름에 볶아서 향을 내 준다. 

 

사진은 어쩌다가 지옥불이 내는 연기에 훈제되는 것처럼 나왔는데 이걸 제끼면 맛이 영 그렇다.

 

짜파게티나 야끼소바 같은 맛을 낼 때도 유용하더라.

 

1769e1a64444a8cc2.jpg

 

고기에 태운간장 먹이고 나면 당근부터 넣고 볶다가 다시 양파 넣고 볶는다.

 

양파가 투명해질 때까지 볶으면 이후의 프로세스 때문에 양파가 다 녹아버릴 수 있으니까 투명해지기 전에 다음 순서로넘어간다.

 

 

 

1769e1a72734a8cc2.jpg

 

 

적절한 야채를 때려넣는다. 이쯤에서 야채돼지고기볶음으로 먹을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

 

넣은 야채는 양배추와 배추. 배추는 필수품은 아닌데 양배추는 꼭 넣자. 여기까지는 뭐 하나 넣을 때 마다 살짝간장을 해 주는 게 좋다.

 

1769e1a7ebb4a8cc2.jpg

 

앞에서 야채돼지고기볶음으로 먹기로 결정했다면 그냥 적당히 고추기름 좀 더 붓고 볶다가 굴소스 같은 거로 간 하고먹으면 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짬뽕이니까 물을 주욱 부어주고 돼지뼈를 다섯시간쯤 끓여서 만든 육수 블럭을넣어준다. 

 

참고로 경험상 뼈육수를 많이 넣으면 국물이 걸쭉해지는데 많이 넣는게 취향이지만 만들어 둔 육수를 다 어디에 쓰고남은게 저것뿐이니 하나만 넣는다. 

 

육수 낼 때는 항상 냄비가 더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한다. 이 시점에서 적당히 굴소스로 간도 한다.

 

1769e1a8ad24a8cc2.jpg

 

대망의 라면스프를 넣는다. 라면은 역시 너구리죠.

 

 

1769e1a98e64a8cc2.jpg

 

파하고 청경채도 넣고. 

 

아... 여기에 오징어만 넣을 수 있다면......

 

1769e1aa5a04a8cc2.jpg

 

냉동새우는 유일하게 허락된 해물이니까 좀 많이 넣자. 라면스프 때문에새우맛이 약해지는데 밀리지 말자. 자연의 힘으로 현대 공업력을 극복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고춧가루를 적당히 넣어서 색을 빨갛게 올려야 하는데고춧가루가 비싸서 조금만 썼다.

 

1769e1b15b44a8cc2.jpg

 

면을 넣을 때 쯤이면 이미 2리터 냄비는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면을 아래로 쑤셔넣고 싶지만 그랬다가 면조각이 국물에 남으면 나중에 다 불어터진 면이 돌아다니게 되니까참는다.

 

뚜껑 덮으면 폭발할 수 있으니 덮지 말자. 그리고 만두 넣을 거면 최소한 이 시점에서라도 넣어야 했었다. 완전까많게 잊어버리고 다 먹고 나니까 생각나더라.

 

1769e1b21844a8cc2.jpg

 

 

완성샷. 당연히 데코를 위해서 새우를 위에 올려놓고 찍은 작위적이기 그지없는 사진이지만 맛은 그럭저럭괜찮다. 

 

 

1769e1b33154a8cc2.jpg

 

볶음밥 하면 짜장 좀 얹지 않을 수 없으니까 짜장부터 볶는다. 춘장을 볶든 첨면장을 볶든 상관없다. 어차피 설탕때려넣을 거니까.

 

기름은 돼지기름을 흥건하지는 않게 적절히 넣어야 했는데 좀 많이 들어갔다. 하지만 우리 집안의 모토가 '많이 넣으면맛있다.' 인 만큼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 믿고 진행한다.

 

 

1769e1b48384a8cc2.jpg

 

볶다가 보면 춘장이든 면장이든 질감이 달라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러면 대충 다 볶아진 거니까 적당히 뭉쳐서둔다. 

 

 

1769e1b5a324a8cc2.jpg

 

마찬가지로 간장으로 향을 좀 더 내 준다. 최소한 이 이전에는 설탕을 넣어서 녹여주자. 

 

1769e1b6aa44a8cc2.jpg

 

가난한 나머지 브로콜리 대도 잘라서 먹는다. 브로콜리는 카레에 넣어 먹어야지! 호박 사러 나가기가 너무 귀찮으니까가난 탓이라고 변명해보자. 

 

양파하고는 다르게 이건 어느정도 익고 나서 다음으로 넘어가야 한다. 안 그러면 조리는 끝났는데 매우 신선한 느낌의브로콜리 대를 먹을 수 있다.

 

1769e1b7c994a8cc2.jpg

 

돼지고기는 좀 큼직하게 썰어봤는데 중요한건 총량이지 크기가 아니더라. 

 

여기까지는 장이 잘 안 풀어지는게 당연하다. 야채가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장이 확 풀어진다. 

 

굴소스 좀 하는게 좋다.

 

1769e1b8f354a8cc2.jpg

 

이렇게.

 

양배추 먼저 넣고 양배추가 다 익었다 싶을 때 쯤에 양파를 넣는다.여기서부터 물이 많아지니까 볶는 느낌으로 불을 올려주고 양파가 다 익으면 짜장은 끝.

 

오징어 넣을 거면 양배추 전에 넣자. 오징어 넣고 싶다. 해물믹스라도살 걸 그랬나.

 

 

1769e1bfbb54a8cc2.jpg

 

볶음밥 해야 되니까 돼지기름에 마늘하고 뭐 풀 좀 하다가 계란 부쳐준다.

 

그리고 계란을 으깨고 햄 조금 다져넣고 오징어나 해물 넣을거면 이쯤에 넣고 당근하고 양파 새우 굴소스 피망 순으로넣으면서 소금으로 간을 한다.

 

볶음밥은 소금간이 좋더라.

 

1769e1c08704a8cc2.jpg

 

완성샷. 짬뽕국물은 먼저 만들어 둔 남은 거에 계란을 풀었는데 이게 장렬하게 실패해서 모양이 안 산다.

 

아무튼 몸에 좋은 돼지기름과 닭기름만으로 만든 음식이니 건강에도 좋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밥도 지금 보니까 참 이상하게 담았다. 좀 이쁘게 잘 할 걸 그랬나......

 


 

아. 짬뽕 간은 국간장이 좋더라. 짜장이 뭐라해도 공수처 되고 사법개혁 될 거 생각하면 즐거워지니까 탭은유모어탭.

0 Comments
제목